아침 출근은 모두에게 전쟁이다.
시간을 맞춰야 한다.
회사의 출근 시간을 맞춰야 하고,
버스가 도착하는,
또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을 맞춰야 하고,
지하철을 기다려야 하고,
부지런히 걸어야지만 일단 출근이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출입문에서부터 자동회전문을 통과해야 하고,
소독구간을 지나쳐야 하고,
청경들의 눈총을 받으며 지나가야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려야 하고,
출입문에 출입카드를 태그해야 하고,
들어가서 책상에 앉아야만 출근....
인가 했더니,
또 로그인을 해야지만 진정한 출근이 완성된다.
그런데, 버스에서 어떤 여자분이 내리기 3정거장 앞에서 갑자기 나를 밀치고 지나가면서 내 하얀 운동화를 밟았다.
(일면식도 없는 그녀가 하차하기 3정류장 전에 굳이 나를 밀치고 이동하려고 했던 건 앞에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급하게 움직인 탓이라 생각한다.)
어쨋든 속으로 '어랏,' 했지만 '내 하얀 신발 왜 밟아요?' 라고 소리칠 수도 없고, '닦아줘요!'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버스를 탔으니 그것 정도는 그냥 지나쳐줘야 출근은 할 수 있는 거다. 게다가 나도 누군가를 밀치고 버스 뒷켠으로 이동해있는 거고, 버스는 좁아터져서, 옷은 다들 두꺼운 걸 입고 있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민폐를 입힐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출근을 강행해야 하는 것이겠다. 코로나든, 오미크론이든, 혹시 흑사병이 온다해도 이렇게 출근하지 않을까?
어려운 여정의 출근을 했고,
컴퓨터도 잘 켜고,
로그인도 완료했다.
커피도 한잔 마셨다.
베트남 구수한 향이 매력적인 커피를 타 마셨다.
그리고, 일을 좀 본 뒤에 화장실을 댕겨오면서 손을 닦은 티슈를 잘 접어서 밟힌 흰 운동화를 닦았다.
폰에서 자체 보정, 뽀샵을 해줘서 비교적 깔끔해보이지만 곧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접하다. (좀 더 버틸 수 있을라나...)
그렇게 그렇게 출근을 했고,
이젠 퇴근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 뒤에 있을 점심 시간이 기다려지고,
야근을 하게 될지 아니면 칼퇴를 할 수 있을지는 나중에 고민하기로 한다.
그래도 하얀 운동화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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