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을 추억해보면 많은 것이 떠오른다. 우선 처음 매 일요일마다 보던 아침 드라마에 기타를 들고 멋적게 웃으며 등장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드라마였는데 순돌이 아빠가 운영하는 가던 제품 수리 가게에 들른 것으로 컨셉을 잡은 것 같았다. 어색하지만 자연스럽게 기타를 들고 등장했으니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했던 것같다. 그렇게 노래를 들었고, 어느 순간 여기 저기 어린이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한다.
갑자기 '식빵같이 생긴 이티의 얼굴'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만나기도 했다. 이 사람의 활동 영역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라는 생각을, 걱정을, 우려를,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리부는 사나이' 라는 어린이 뮤지컬에서 만나보기도 했고, 언젠가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화에도 김창완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영화 스토리에, 먹먹한 기분에다가, 슬픈 노래는 필자를 더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다.
FM라디오에서 만났을 때는 처음 'CBS 꿈과음악사이에' 에서 들었다. 부산에서 밤마다 라디오를 켜놓고 아저씨 이야기를 전해들으며, 당시 초이 라는 청취자의 슬픈 사연을 하나 하나 들으며, '스무살 까지 살고 싶어요' 영화 스토리를 미리 옅듣고 있었고,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사는 듯 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청춘에 대해 어느 정도 배워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나서 서울로 이사하고, CBS에서는 더이상 라디오를 하지 않아서 아쉬워 하던 차, SBS 아침창을 듣고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래서 자주 사연도 보내고, 많은 선물을 받기도 했다. 읽어주기만 해도 기분이 좋을텐데, 선물도 챙겨보네주셔서 감사했다. 심지어 공연까지 초대해주셔서 김창완을 나만큼은 좋아하지 않는 아내와 함께 공연장 꼭대기 층에서, 멀리서나마 직관할 수 있어서 무척 기분 좋았다. 테이프를 구하러 다녔던 젊은 날의 수고를 보상 받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이렇게 되돌아보면, 많은 것을 같이 한 것 같기도 하고, 따로 또 같이 살아온 것 같기도 해서 남다른 느낌의 연예인을 모시고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같은 동네에 살지 않지만, 마치 거리를 두고 같이 사는 것 같은 기분을 갖고 살고 있다. 어 느 때는 무척 가까운 것 같지만, 어떤 때는 무심하게 남처럼, 먼 이웃처럼, 평소처럼 지내는 것이다.
사실 광고에서 만나면 그냥 흐뭇하게 웃는 것 말고는 다릏게 할만한 것,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가족에게나 웃으며 이야기하면서 거의 매니저 같은 미소를 띄우는 것 정도의 액션을 소화할 수 있을 따름이다.
"너의 의미"는 개인적으로 무척 남다르다. 플레이리스트에 살포시 앉아 있어 자리를 잡고 있는 김창완의 노래와 산울림의 노래와 김창완밴드의 노래들이 언제라도 들어주기를 바라며, 언제라도 들려주기라도 할 듯 눈을 반짝이며 떠 있는 기분이다. 그래서 톡 건들면쭉 노래소리가 들릴 것 같은, 마치 노래가 나인 듯, 내가 노래인 듯, 그렇게 흘러가고, 풍겨나고, 호흡하는 것이겠다.
산울림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너의 의미
발매일 : 1984년 7월 20일
장르 : 하드 록, 소프트 록, 팝
길이 : 47:15
곡 수 : 13곡
레이블 : 대성음반
타이틀 곡 : 너의 의미
'숨듣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듣명 준비] 갤럭시 버즈 라이브 청소 전과 후 비교 (청소광 따라잡기 ㅋㅋㅋ) (2) | 2025.01.13 |
---|---|
김창완 초대개인전 붓으로 보다 장소 갤러리에 서울 강서구 초원로 14길 39 기간 5/2(화)~5/8(월)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날씨 좋은 5월의 어느 날 그림 전시회 나들이 어떠세요! (0) | 2023.05.02 |
최유리 BIG Naughty 빅나티 서동현 아침창 김창완 덕질 문화생활 뮤지션 (0) | 2023.04.27 |
[숨듣명]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박새별 (0) | 2022.02.14 |